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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f Shadow

옛날이야기 2

by Riddley 2026. 8. 10.


https://voidtemperance.tistory.com/m/429

먼 옛날 이야기 1

1. 지금 생각하면 너무 허술해서 웃긴다.예전의 나는 그냥 내 인연신이 궁금했다.“내가 유독 끌리는 신이 있나?”“나랑 오래 이어질 존재가 따로 있나?”“혹시 이미 어딘가에서 신호를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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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끌고 다니던 후1레위칸의 정착기
......그런데 취업사기를 곁들인

옛날이야기 2탄.

나는 한동안 집 없는 후1레위칸이었다.

아니.

다들 있대.

누구는 남신이 있대.

누구는 여신이 있대.

누구는 패트론이 있대.

누구는 특정 신격이랑 몇 년째 작업한대.

누구는 꿈에서 만났대.

누구는 어릴 때부터 뭔가 있었대.

그렇군.

나는?

없음.

……

아니.

나만 없어.

ㅠ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다.

한 N년을 이랬다.

N년.

나
만
없
어.

!!!!!!!!!

그래서 나도 찾아봤다.

뭔가 관심 가는 존재가 있으면

“혹시…?”

하고 자료를 찾아본다.

몇 주 해본다.

음.

아님.

다른 데 간다.

또 해본다.

아님.

또 간다.

이쯤 되면 패트론 찾기가 아니라
영적 부동산 임장이다.

토트?

오.

아님.

루시퍼?

오?

아님.

게티아?

음……

ㅁ?ㄹ

아테나 여신님?

이건 진짜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나름 열심히 했다.

처음부터 하루 해보고

“느낌 없네요. 다음.”

이런 것도 아니었다.

몇 주씩 해봤다.

자료도 읽어보고,
인사도 하고,
제단 비슷한 것도 만들어보고,
조금씩 작업도 해보고.

그래도 아닌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또 캠핑카 시동을 걸었다.

부릉.

다음.

부릉.

다음.

부릉.

다음.

이걸 몇 년을 함.

남들은 신전 하나씩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계속 휴게소만 돌고 있었다.

ㅡㅡ

게다가 한국어로 찾아보면 자료가 더럽게 없다.

신화는 있음.

역사는 있음.

상징도 있음.

근데 내가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 님들은 실제로 어떻게 작업하셨는데요????

제단은 어떻게 했고,
처음에는 뭐 했고,
얼마나 해봤고,
안 맞는 것 같을 땐 어떻게 했고,
아무 느낌 없었던 적은 없었고?

이런 체험기.

진짜 없다.

하긴 또 생각해보면 한국이다.

유교걸.

유교보이.

명절:

“조상님 식사하십시오.”

평소:

“저 ㅇㅇㅇ 여신님이랑 작업해요.”

“……괜찮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다들 뭐 하고 있어도
굳이 말을 안 하는 건가 싶다.

그리고 제단은 또 어떠냐.

나도 뭔가 해보려고 검색을 했다.

남신상.

여신상.

초 N개.

커다란 촛대.

향로.

잔.

공물 접시.

제단보.

원석.

허브.

상징물.

계절 장식.

……

아니.

잠깐만요.

저 아직 여기 살지도 결정 안 했는데요.

왜 가구부터 풀옵션으로 맞춰야 하죠?

나는 캠핑카 세울 곳 찾고 있는데
검색 결과는 자꾸 100평 신축 신전 풀옵션만 보여줬다.

그래서 화면을 내리다가 결론을 내렸다.

아 Xㅂ 안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것저것 더 찾아보고
직접 해보다 보니 알게 됐다.

꼭 거창할 필요는 없었다.

책상 하나.
초 하나나 두 개.
종이에 그린 상징.
집에 있던 돌 몇 개.
공물도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정도.

그거면 됐다.

처음부터 신전을 지을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나는 아직 캠핑 중이었으니까.

그래서 또 돌아다녔다.

이번에는 여기.

몇 주.

저기.

몇 주.

아님.

부릉.


그러다가 202X년 여름쯤부터
조금 이상한 일이 생겼다.

원래 같으면 몇 주 지나고 캠핑카 시동을 걸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안 감.

8월.

“음?”

9월.

“아직 여기 있네?”

10월.

“왜 안 가지?”

11월.

“……?”

12월.

“나 여기 아직도 있잖아.”

몇 년 동안
몇 주 이상 정박하지 못하던 후레위칸이

어느새 몇 달째 한 군데에 캠핑카를 세워놓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나는 처음으로
모 존재에게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앞으로 작업해보고 싶다고 청했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그동안 잠시 머물며 작업했던 존재에게도 찾아가

감사 인사와 작은 봉헌을 드렸다.
완전한 작별은 아니었다.

대충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저 이쪽으로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정도였다.

그리고 다시 캠핑카로 돌아왔다.

나는 그때도 생각했다.

뭐, 여기서도 조금 더 있다가
아니면 다시 떠나겠지.

왜냐하면 나는 N년 동안 계속 그래왔으니까.

그런데.

캠핑카가 안 움직였다.

며칠.
몇 주.
몇 달.


그리고 이상한 게 하나씩 붙기 시작했다.

공부. 기록.
숙제. 훈련. 시험.

나: ????

아니.

저는 정착지만 찾고 있었는데요?

왜 교육과정이 생기죠?
저 패트론 찾으러 왔는데요?
왜 인턴이 됐죠?

그리고 1년 뒤,
정식으로 작업하자고 요청했다.

N 년 뒤.
나는 깨닫게 된다.

집을 찾은 게 아니었다.
취업처를 찾은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시험만 N년 봤다





이번에도 몇 주 있다가

“음. 아닌 것 같군.”

하고 다시 출발할 줄 알았다.

늘 그래왔으니까.

나는 그때도 그냥
새로운 장소에 잠깐 정박한다고 생각했다.

그 캠핑장이 직장이 될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