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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f Shadow

먼 옛날 이야기 1

by Riddley 2026. 8. 9.

1. 지금 생각하면 너무 허술해서 웃긴다.

예전의 나는 그냥 내 인연신이 궁금했다.

“내가 유독 끌리는 신이 있나?”
“나랑 오래 이어질 존재가 따로 있나?”
“혹시 이미 어딘가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나?”

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봤다.

상징을 찾아보라더라.

당시 노란 꽃과 봄 이미지가 자주 띄어 찾아보니
어디서는 코레라고도 하고 페르세포네라고도 한다.

봄.
계절.
죽음과 재생.

그럴듯한데?

근데 막상 들여다보면 또 아닌 것 같았다.



2. 그럼 토트 신 인가?

이집트 멋지잖앙.
한때 ㅇㅇ 수행을 했었다.

그리고 나는 원래 수성을 좋아한다.

차트에서도 수성이 오리엔탈 헬리아컬 라이징이고 나정도면 꽤 Smart 하다.

수성.
지식.
언어.
기록.
마법.
기술.

그렇다면 토트신인가?

오 이건 좀 그럴듯한데?

그래서 또 작업해봤다.

아님.

진짜 아니었다.



3.  지금 생각하면 나는 계속 “누가 날 찾는가"에 집중했당.

특정 상징과 대응되는 신을 찾고 그 신이 혹시 내 인연신이 아닐까?

하고 역산하고 있었던 것 같다.

수성을 좋아하니까 토트.
봄의 이미지가 눈에 띄니까 페르세포네.

마치 인연신 찾기가 취향과 징조 기반 자동추천 서비스인 줄 알았던 것이다.




4. 그런데 더 웃긴 건 그보다도 훨씬 전이다.

한여름 어느 에스밧 날.

나는 돌 몇 개를 올려놓고,
초 두 개를 켜고, 태양과 달에게 빌었다.

뭘 정확히 빌었는지는 지금은 흐릿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

누가 누군지도 잘 모르면서
그냥 하늘의 큰 것들에게 일단 말을 걸었다.
태양과 달은 위카의 원형이니까.

“누군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광역 호출이었다.

신명도 없음.
체계도 없음.
화려한 도구도 없음.

돌 몇 개.
초 두 개.
그리고 인간 하나.


5. 그러다가 시간이 더 더 지났다.

나무책상 위에 원석 몇 개를 놓고,
종이에 시길을 그리고,
티라이트 초를 켜고,

유과를 올렸다.




유과.

지금도 이건 왜 이렇게 강렬한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