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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of Shadow

이집트 신격, 이집트 신화에 대하여

by Riddley 2026. 8. 2.

https://naver.me/GkIexCD4

이집트 신화 1~7편 글을 최근에 다뤄 보았아.

 

여기까지 봤다면 이집트 신화의 대략적인 개요와 흐름은 거의 다 살펴본 셈이야.

 

 

0. 모든 것은 태고의 원형에서 시작되.

 

태초의 물 누에서 아툼이 나타나고, 슈와 테프누트, 게브와 누트가 태어났어.

 

오시리스는 세트에게 살해당해 저승의 왕이 되었고, 이시스는 아들 호루스를 숨겨 키웠지. 

그리고 성장한 호루스는 세트와 오랜 왕권 분쟁을 벌인 끝에 지상의 왕좌를 되찾았어.

 

그리고 패배한 세트는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어.

 

왕좌에서는 물러났지만, 태양신 라의 배에 올라 거대한 혼돈의 뱀 아포피스와 싸우는 역할을 맡게 돼.

 

 

1. 이 지점이 이집트 신화의 재미있는 부분이야.

 

이집트 신화는 위험하거나 거친 힘을 무조건 배척하지 않아.

 

세트처럼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힘이라 해도 아예 없애버리기보다, 그 힘이 있어야 할 자리와 역할을 다시 정해.

 

세트는 오시리스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신이야.

 

그런데 동시에 라의 태양선을 지키며, 세계 자체를 삼키려는 아포피스와 맞서는 신이기도 하지.

 

그러니까 이집트 신화에서 말하는 질서는 온화하고 깨끗한 것들만 모아 만든 질서가 아니야.

 

서로 충돌하는 힘을 인정하고, 그 힘이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적절한 위치에 배치하는 질서에 가까워.

 

 

2. 그렇다고 다 같이 사이좋게 공존한다는 뜻은 아니야.

 

까놓고 보면 이집트 신화는 상당히 잔혹하고 거칠고, 개판 1분 후야.

 

형제는 형제를 죽이고, 시신은 조각나. 

어머니와 아들은 서로에게 분노하고, 호루스와 세트는 왕권 하나를 두고 수십 년 동안 재판과 육탄전을 반복해.

 

신들도 현명한 판결을 한 번에 내리지 못해. 

계속 망설이고, 판결을 번복하고, 서로 눈치를 보면서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지.

 

그런데 그 모든 갈등의 중심에는 결국 "왕권"이 있어.

 

 

3. 세트와 호루스의 대립도 단편적인 선과 악의 싸움은 아니야.

 

누가 왕이 될 자격이 있는가.

 

누가 세계의 질서를 감당할 수 있는가.

 

혈통과 정당성만으로 충분한가.

 

강한 힘만 있으면 왕이 될 수 있는가.

 

이런 문제를 두고 싸우는 이야기야.

 

 

4. 왕에게는 힘이 필요해.

 

힘이 없으면 자신의 나라와 질서를 지킬 수 없으니까.

 

하지만 힘만 강해서도 안 돼.

 

감정에 휩쓸려 제멋대로 움직여서도 안 되고, 

개인적인 분노와 원한 때문에 자신이 맡은 세계 전체를 흔들어서도 안 되지.

 

강하되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해.

 

감정과 상황을 분리해서 보고, 자신의 힘을 언제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지.

 

 

5. 호루스도 처음부터 완성된 왕은 아니었어.

 

그 역시 분노했고, 성급하게 행동했으며, 어머니 이시스와 충돌하기도 했어.

 

(그리고 세트와 맞서기 전의 왕자 호루스 신과 / 이후 성인 호루스 신은 달라. )

 

호루스는 오랜 싸움과 재판을 거치면서 힘뿐만 아니라 인내와 판단력, 왕으로서의 정당성을 계속 증명해야 했지.

 

세트 역시 힘이 부족해서 왕좌를 잃은 게 아니야.

 

오히려 너무 강하고 거칠었기 때문에, 그 힘이 왕좌에 있을 때는 질서를 위협했어.

 

하지만 그 힘이 라의 태양선을 지키는 데 사용되자 세트는 누구보다 강력한 수호자가 되었지.

 

같은 힘이라도 어디에 놓이고, 무엇을 위해 사용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거야.

 

 

6. 이집트 신격들은 인간적이고 인격적으로 느껴져서 재미있어 보일 때가 있어.

 

실제로 감정도 풍부하고, 각자의 성격과 관계도 상당히 선명해.

 

하지만 그 이면에는 늘 왕권과 질서, 생존과 책임의 문제가 깔려 있어.

 

그래서 막상 이집트 신격과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생각보다 파워풀하고 혹독하게 느껴질 수 있어.

 

약간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지.

 

이 정도도 못 견뎌서 뭘 하겠냐.

이 정도는 해라 인간아.

 

힘들다고 바로 달래주거나, 네가 불편하지 않도록 모든 상황을 부드럽게 정리해 주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어.

 

네가 감정을 느끼는 건 인정해.

 

억울할 수도 있고, 화날 수도 있고, 무섭고 힘들 수도 있지.

 

그런데 그 감정에 계속 끌려다니는 것까지 허용해 주지는 않는 느낌이야.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그 감정을 어떤 힘으로 바꿀 건지, 네가 맡은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할 건지를 계속 물어.

 

 

 

7. 왜냐하면 이집트 신화의 중심에는 늘 이런 질문이 있기 때문이야.

 

무너진 질서를 누가 다시 세울 것인가.

 

왕좌에 앉을 자격이 있는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힘을 가진 자가 그 힘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그런 점에서 이집트 신격 작업은 마냥 편안하거나 부드러운 계열은 아닐 수 있어.

 

자꾸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부족한 부분을 직면하게 하며,

지금 가진 힘과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라고 밀어붙이는 느낌이 있지.

 

 

 

8. 아, 그런데 꾸준히 하다 보면 보상과 레벨업은 확실해.

 

애매하게 칭찬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정말 무언가를 해냈을 때는 다음 단계가 열려.

 

처음에는 버겁고 혹독하게 느껴졌던 과제가 어느 순간 자연스러워지고, 

예전이라면 흔들렸을 상황을 훨씬 안정적으로 넘기게 되지.

 

그러고 나면 또 다음 과제가 와.

 

그래.

 

끝났다고 생각하면 다음 단계가 있어.

 

왕이 되었으면 이제 왕 노릇을 해야 하니까.

 

안다스탠드?

낄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