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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Grimoire

[가제] Ch.13 위치크래프트 Witchcraft에 입문하고 싶어요!

by Riddley 2026. 10. 2.

[가제] Ch.13 위치크래프트 Witchcraft에 입문하고 싶어요!

 

위치크래프트가 뭐냐, 어떻게 입문하느냐는 질문을 은근 자주 받는다. 

그리고 카페에서도 위치크래프트 관련 글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편.

 

아마 오컬트를 조금이라도 오래 붙들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비슷한 질문을 들어봤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이 질문에 답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또 생각보다 길어진다. 왜냐하면 위치크래프트라는 건 겉에서 보면 허브나 오일, 캔들, 스펠자 같은 재료와 도구의 세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먼저 정리되어야 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나는 위치크래프트를 되게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내 기준에서 위치크래프트는 결국 의도를 형태로 만드는 일에 가깝다. 

 

내가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먼저 보고, 그 의도에 맞는 재료와 상징, 방식을 골라 하나의 작업으로 엮어내는 것. 어렵게 말하면 어렵고 쉽게 말하면 쉽다. 그냥 내가 원하는 바를 좀더 선명하게 정리해서 손에 잡히는 방식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위치크래프트가 뭐예요?” 하고 물으면, 나는 일단 “내가 원하는 걸 알고, 그걸 작업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답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재료보다도 의도다. 많은 사람들이 위치크래프트에 관심을 가지면 가장 먼저 허브의 의미나 돌의 효능, 캔들 색상 같은 걸 찾기 시작한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물어야 하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나는 정확히 뭘 원하는가? 

 

사랑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게 새로운 인연인지, 관계 회복인지, 매력 증진인지, 안정감인지 전부 다르다. 돈이 필요하다고 해도 급전이 필요한 건지, 일거리를 늘리고 싶은 건지, 장기적으로 수입 기반을 다지고 싶은 건지에 따라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보호 역시 마찬가지다. 인간관계로부터의 보호인지, 불안으로부터의 보호인지, 잡다한 외부 자극을 정리하고 싶은 건지에 따라 작업의 방향성이 달라진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그래서 나는 위치크래프트 입문에서 제일 먼저 필요한 게 ‘재료 공부’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기 욕구를 분석하는 시간이 먼저다. 내가 원하는 바를 알고, 그걸 조금 더 구체적인 언어로 바꿔보는 것. 

 

이 단계가 잡히면 사실 반은 온 셈이다. 목적이 선명하면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도 쉬워진다. 허브 하나를 고를 때도, 돌 하나를 넣을 때도, 왜 이걸 선택했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목적이 흐리면 온갖 재료를 모아두고도 작업이 흐릿해진다. 이것도 좋다더라, 저것도 좋다더라 하며 잔뜩 넣어도 정작 무엇을 위한 작업인지 애매해지는 것이다.

 

 

[입문은 어떻게 하느냐?]
그렇다면 입문은 어떻게 하느냐. 

처음부터 거대한 제단이나 복잡한 의식을 상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작고 간단한 것 하나를 끝까지 만들어보는 편이 훨씬 좋다.

예를 들어 보호를 주제로 한 작은 스펠자를 만든다고 해보자. 소금, 세이지 잎, 백수정, 옵시디언처럼 비교적 직관적인 재료 몇 가지를 고르고, 왜 그 재료를 넣는지 스스로 납득한 뒤 병에 담아본다.

 

연애라면 장미, 계피, 분홍색 요소처럼 사랑과 달콤함, 끌림을 연상시키는 것들로 시작해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결과물이 얼마나 화려하냐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간 의도가 얼마나 선명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일수록 이것저것 한 번에 다 하려 하지 않는 편이 좋다.

허브 수십 가지의 상징을 외우고, 복잡한 체계를 공부하고, 모든 도구를 갖춘 다음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시작이 너무 늦어진다. 언제 다 하냐

 

 

[흥미에서 시작하면 된다.]

나는 오히려 “이걸 만들어보고 싶다”에서 출발하는 쪽이 더 자연스럽다고 본다. 만들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때 거기에 필요한 것부터 공부하면 된다.

 

위치크래프트 스펠자 만들기

 

스펠자를 만들고 싶으면 병 작업에 어울리는 재료를 찾아보면 되고, 캔들 작업이 궁금하면 색과 향, 의도 연결을 공부하면 된다.

목적이 공부를 끌고 가는 방식이 더 오래 간다.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덜 지친다.


물론 여기서 빼놓고 싶지 않은 이야기도 있다. 오컬트는 재미있다. 상징을 읽고 재료를 고르고 의도를 정리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일 자체가 꽤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실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위치크래프트는 현실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현실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정말 항상 말하지만 기본적인 현실 감각 위에 오컬트가 얹혀야 덜 흔들리고 덜 소모된다. 현실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붙잡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작업보다 집착이 커지기 쉽다.

 

 

[당신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무엇을 원하는가?]

그래서 나는 위치크래프트를 입문하려는 사람에게 거창한 조언보다는 아주 소박한 말을 하게 된다. 우선 내가 뭘 원하는지 적어보고, 그것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고, 거기에 맞는 가장 간단한 작업 하나를 해보라고. 그리고 기록은 되도록 남겨보길 바란다.

어떤 의도로 했는지, 무슨 재료를 넣었는지, 만들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시간이 지나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이런 기록들이 쌓이면 “이건 나랑 잘 맞는구나”, “이건 생각보다 안 맞네”, “나는 보호보다 안정 쪽이 더 필요했구나”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때부터는 남의 레시피를 따라 만드는 단계에서 조금씩 벗어나, 자기만의 방식이 생긴다.


결국 위치크래프트는 대단히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도, 엄청난 재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자기 욕구를 흐리지 않고 바라보는 태도, 목적에 맞게 선택하는 감각, 그리고 작은 작업부터 직접 해보려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입문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재료를 완벽하게 알게 된 다음 시작하는 게 아니라, 만들고 싶은 것이 생겼을 때 거기서부터 조금씩 배우면 된다. 나한테는 그게 위치크래프트의 제일 현실적이고도 건강한 시작이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치크래프트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여전히 이렇게 답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그 의도를 하나의 작업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어떻게 입문하느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 비슷하다. 거창한 것 말고, 지금 내가 정말 바라는 것 하나를 정해서 작게 시작해보는 것. 어쩌면 그게 가장 정직하고, 가장 오래 가는 입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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