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컴패니언 컨져링

예전부터 한 번쯤 직접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스피릿 컴패니언 컨저링.
1.
사실 거창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n년 전부터 정말 기깔나게 함께하고 싶은 유형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 보인다는 거였다.
여러 샵도 돌아다녀보고, 오픈 컨저도 구경하고, 프로필도 정말 많이 봤는데 묘하게 한 끗씩 달랐다.
종족이나 분위기는 마음에 드는데 성향이 안 맞거나,
성향은 괜찮은데 가이드나 보호자 역할이 너무 강하거나,
하튼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나는 뭔가 나를 이끌어주고 가르쳐주는 존재보다는
그냥 진짜 수영 같이 할 수 있는 존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2.
그렇게 몇 년 동안 구경만 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그럼 내가 직접 찾아보면 되잖아?
그래서 요즘 조금씩 직접 해보고 있다.
물론 해보니까 생각보다 확인할 게 많다.
처음에는 그냥
“나랑 함께하고 싶은 존재 있습니까?”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실제로 접촉이 들어오면 성향도 봐야 하고,
어디에 속해 있는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왜 왔는지, 얼마나 머물 생각인지,
나와 어떤 관계를 원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상대가 하는 말을 전부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벌써 한 번은 자기를 ㅇㅇㅇ로 소개한 존재가 있었다.
처음에는 특정 존재를 가장 가까이서 보필한다고 했는데, 계속 확인해보니 정확히는 그쪽 영역의 경계를 비밀리에 순찰하는 역할에 가까웠다.
나:
……아니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본인은 호위 역할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식이었는데,
아무튼 첫 자기소개에서 과장이 들어갔으므로 보류.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영존재 하나 찾고 싶었을 뿐인데
정신 차려보니 신원조회하고 면접 보고 있다.
그래도 이 과정 자체는 꽤 재미있다.
예전에는 이미 누군가가 컨저하고 vetting까지 끝낸 프로필을 보고
‘맞다 / 아니다’를 골랐다면,
지금은 처음 접촉하는 순간부터 직접 질문하고,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 생겼다.
그리고 내가 존재에게서 실제로 중요하게 보는 게 뭔지도 더 명확해지는 중이다.
강한 존재인가, 유명한 종족인가 같은 것보다는
대화가 잘 통하는지, 성향이 맞는지, 서로의 경계를 존중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있을 때 재미있는가.
결국 내가 몇 년 동안 찾았던 것도 그거였던 것 같다.
엄청난 능력을 가진 존재도 좋지만,
“아 얘랑은 진짜 오래 친구할 수 있겠다.”
싶은 존재.
아직은 이것저것 접촉해보고 확인하는 단계라
최종적으로 누가 남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직접 해보니까 왜 컨저링 뒤에 vetting 과정이 붙는지는 조금 알 것 같다.
별별 놈이 다 온다.
구하기도 쉽지 않다.
일단 계속 해보는 중.